요즘은 키워드스피킹 방송을 시작할 때
“국내파도 자신감을 갖고 내용 있는 영어를 하자는 것이 이 방송의 취지”라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과연 국내파와 해외파를 나누는 것이 합당한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제 경험으로 아직 그 구분은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하긴, 20년쯤 뒤에 지금 영어유치원을 다닌 아이들이 사회인이 되면
혹시 그런 구분이 없어질지도 모르죠.
영어를 잘하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어권 국가에서 학교를 다니거나 일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나가지 않고도 영어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일종의 오만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모두가 외국에 나가서 영어를 배울 수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에서 교육받고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살아나가는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결국 국내파이며
이들 국내파도 일을 할 때, 혹은 공부를 할 때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말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런 상황에서 유창한 영어를 뽐내는 해외파에게 기죽지 말고, 자기 할 말 하고 일에서든 공부에서든 목적을 달성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진정한 영어교육의 목적이 아니겠습니까.
한국의 영어교육이, 특히 영어 공교육이 그것을 해주지 못하니 답답한 일이지요.
제가 블로그에도 썼습니다만,
http://blog.naver.com/knowhereman/40117392320
영어에 애정이 많고 영어를 잘하고자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들은
결국 영어선생님이 되거나 영어로 먹고 사는 직업을 택합니다.
하지만 정말 원어민을 만나서 일을 하고 공부를 하면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할 기회가 많은 사람들은
학창시절부터 영어가 가장 좋았던 사람들이 아니죠.
그러니 결국 영어 이외의 분야는 잘 모르는 영어선생님들이
영어 이외의 분야에서 영어를 써야 하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아이러니가 생깁니다.
영어가 가장 좋았던 영어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왜 영어에 자발적인 관심을 갖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영어라는 수단을 빨리 배워서 자기 분야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은 대다수 사람들은
영어공부가 부담일 수밖에 없죠.
결국 국내파는 ‘내용 있는 영어’를 목표로 삼는 것이 현명한 전략입니다.
‘유창한 영어’ 혹은 ‘고급영어’라는 말의 화려함에 너무 현혹돼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내용 있는 영어’는 결국 키워드에서 나옵니다.
전달해야 할 내용을 가장 잘 담고 있는 키워드, 오해 없이 뜻을 전달할 수 있는 키워드를 입에 붙이는 것이 중요하죠.
문법이란 결국 이런 키워드들을 연결하는 규칙이니
키워드가 정확하다면 문법이라는 연결 방식은 약간 어색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겠죠.
내가 가진 어떤 생각을 잘 전달해주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그 키워드를 습득하고 입에 붙이는 데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국내파가 내용 있는 영어를 하게 되는 길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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