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언급한 영자신문 기자와의 대화 중에 자신의 영어를 자기 스스로 고치는 능력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습니다. 영문학을 전공한 그 기자는 대학교 때 매일 영어로 일기를 썼다고 하더군요.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냥 썼다는데, 처음에는 진짜 유치한 표현만 쓰다가 점차 스스로 발전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비슷한 말씀을 하는 분이 또 있었습니다. 대학교 때 영어 잘하기로 유명한 교수님이 계셨는데, 그분은 유학을 갔을 때에도 자신의 글을 원어민에게 고쳐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자신이 반복해 읽으면서 스스로 고쳤다고 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원어민이 내 영어를 고쳐주지 않으면 계속해서 콩글리시만 구사할 것 같죠. 하지만 모든 사람은 스스로 자기가 한 말이나 쓴 글을 교정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모국어든 외국어든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외국어의 경우 교정 능력이 제한되어 있죠. 하지만 어떻게 교정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 본 표현은, 어디선가 더 좋은 대안을 발견하면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이 됩니다. 머릿속에 좋은 표현에 대한 물음표들이 많이 있어야 영어 능력이 발전하는데, 스스로 교정해 보는 과정이야말로 물음표들을 만들고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히려 내 영어를 다른 사람에게 고쳐달라고 부탁하는 습관을 들이면, 결국 누군가 내 영어를 고쳐 줄 거라는 생각에,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문장을 써 내려 노력하지 않을 수도 있죠.
사실 엄청난 노력으로 독학하며 높은 경지에 놀랐다는 이야기는 식상하기 그지 없습니다. 나와는 무관한 얘기라고 느껴지기가 쉽죠. 그런데 해외파가 아닌데도 영어로 말하기와 쓰기를 수월하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스스로 자기만의 방식을 지니고 꾸준히 노력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외국에 나가지 않아서 영어가 안 된다는 말은 맞는 말이되 핑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원어민 선생님을 만나는 일보다 스스로 영어로 표현해 보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영어공부에서 재미를 느껴야겠죠. 흥미롭게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매일 조금이라도 영어로 ‘표현’해보는 방법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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